2020년 ‘레이디 아펠 에르 플로럴’을 선보이며 꽃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환상적인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던 반클리프 아펠이 올해 또다시 메종의 정원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여름 아침의 싱그러움을 담아 공개한 ‘레이디 아펠 브리즈 데떼’는 시각을 표시하는 나비와 함께 꽃과 줄기로 자연의 생동감을 펼쳐냈다.
2006년에 탄생한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컬렉션은 시계 제작 기술과 진귀한 소재, 전통적인 노하우 등을 결합해 타임피스의 다이얼에 생명력이 넘치는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레트로그레이드 무브먼트와 회전 디스크, 온 디맨드 애니메이션 등의 고도로 복잡한 모듈들은 제네바에 위치한 반클리프 아펠 워치메이킹 워크숍에서 개발되었다. ‘레이디 아펠 브리즈 데떼’는 이 같은 메종의 희귀한 기술을 담아 약 4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했다.
(좌) 화이트 골드와 옐로 골드 소재에 플리카주르 에나멜 기법을 적용해 제작한 나비 모티프, (우) 발로네 에나멜로 표현한 꽃잎을 다이얼에 세팅하는 과정.
이 시계는 메종을 설립했을 때부터 영감을 선사하고 있는 자연의 자애로움을 향해 경의를 표하며 여름 아침의 싱그러움을 예찬한다. 직경 38mm의 케이스는 화이트 골드로 제작하고, 베젤에도 다이아몬드를 세팅했으며, 아름다운 2마리의 나비가 시각을 표시한다. 화이트 골드와 옐로 골드 소재에 플리카주르 에나멜 기법을 적용해 제작한 2마리의 나비는 온-디맨드 에니메이션 모듈을 작동시키면 다이얼 가장자리를 힘차게 날아다닌다. 이때 나비뿐만 아니라 다이얼 위의 꽃과 줄기도 함께 움직인다. 다이얼은 무광의 머더 오프 펄이 지닌 강렬함과 대비를 이루는 동시에 발로네 에나멜로 제작한 화관과 조화를 이루며 넘치는 생명력과 서정적인 매혹을 뿜어낸다. 꽃의 중앙에 자리한 암술은 스페사르타이트 가넷으로 표현하고, 꽃 주변의 풀잎과 잎사귀는 샹르베 에나멜과 차보라이트 가넷, 3D 플리카주르 에나멜 등으로 완성했다. 풀잎에 둘러싸인 꽃들은 미니어처 볼륨 페인팅 기법으로 깊은 잎체감을 표현한 줄기가 지지하고 있다. 정원의 풍경을 그려낸 이 작품은 자연의 영원한 순환과 함께 시간을 흐름을 이어가는 포에트리 오브 타임의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좌) 플리카주르 에나멜 기법으로 완성한 레이디 아펠 브리즈 데떼의 나뭇잎, (우) 레이디 아펠 브리즈 데떼의 백 케이스 조립 과정.
오직 손에서 탄생하는 미니어처 에나멜 페인팅
고대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 미니어처 페인팅은 중세 시대에 활동했던 예술가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미니어처 페인팅 예술가는 실리카 분말과 함께 미세한 분쇄 안료와 오일로 구성된 다채로운 컬러의 에나멜을 화가의 팔레트처럼 사용한다. 메종의 미니어처 페인팅 장인은 쌍안경 루페를 착용하고 레이디 아펠 브리즈 데떼에 발로네 에나멜로 표현한 꽃잎이나 플리카주르 기법으로 완성한 나비에 섬세하게 색상을 입혔다. 아주 가는 담비털 브러시를 사용해 점진적인 변화를 펼쳐내는 컬러 그러데이션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밝은 톤에서 시작해 짙은 색상으로 이어가야 하는데, 실제로 모든 컬러는 고유한 소성 절차를 통해 구현된다. 에나멜 장인만이 정밀한 표현을 완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간과 온도 등에 관한 비법을 알고 있으며, 도구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손으로만 완성하는 그림은 고도의 정확성과 손재주, 진정한 예술적 재능 등을 필요로 한다.
Editor : Lee Eun K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