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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과 영원의 끝없는 순환, 반지

유한과 영원의 끝없는 순환, 시간 너머로 이어지는 메멘토 모리 링에 담긴 의미를 전한다.


라파엘로 산치오의 ‘성모의 결혼’.
라파엘로 산치오의 ‘성모의 결혼’. © Getty Images

작가 조시 스톤맨은 〈사랑의 증표〉라는 저서를 통해 석기시대 결혼이 노예제도에 가까웠다고 말한다. 남성이 여성의 손과 발을 덩굴로 묶어 굴복시키고 소유하는 방식으로 결혼이 이루어졌는데, 일부 학자는 이 덩굴이 원형 결혼반지의 전신이라고 주장한다. 로맨틱한 결혼은커녕 무섭고 슬픈 결혼이다.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음에 안도한다.


고대 이집트에서 결혼은 집안 간 강력한 결합과 가문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의식이었으며, 결혼한 여성은 손가락 또는 팔목에 풀이나 가죽으로 된 팔찌, 반지를 착용했다. 이러한 초기 상징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금과 보석으로 발전했다. 수메르문명에서도 결혼한 여성은 팔목에 풀 팔찌를 착용했으며, 이는 남편의 보호와 결혼의 결속을 의미했다.


신뢰와 결합을 상징하는 페데 링. © Hofer-Antikschmuck, Royal Museums Greenwich


청동기·철기시대를 거치면서 풀 팔찌와 반지는 금속으로 대체되었고, 로마 시대에 이르러 은·금·플래티넘으로 만든 반지로 변모했다. 로마에서 신랑이 귀금속으로 만든 반지를 신부에게 주는 것은 자신의 재산을 신부에게 맡긴다는 의미로, 재력과 신뢰의 상징이었다. 중세 시대에 들어서면서 사파이어, 루비, 가닛, 다이아몬드 등 보석을 장식하며 치유와 마법적 속성과 함께 반지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결혼반지가 더욱 상징적이고 장식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결혼반지의 변화는 시대 마다 결혼에 대한 관념과 상징이 어떻게 변모해왔는지 반영한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에는 결혼과 사랑의 개념이 한층 로맨틱한 방향으로 발전했다. 이 시기의 반지는 사랑과 예술적 감성을 담은 정교한 작품으로, 상징과 미적 완성도가 절정에 달했다.


경매에 등장한 클라다 링과 개폐가 가능한 포이즌 링. © Getty Images, GIA


작은 구멍이나 비밀 공간이 있어 약물이나 소량의 독을 숨길 수 있었던 포이즌 링은 비밀스러운 사랑 또는 부부 간 신뢰를 상징했다. 두 손이 심장을 감싸는 디자인의 클라다 링은 심장은 사랑을, 두 손은 우정을, 그리고 왕관은 충성을 상징하며 신랑과 신부의 사랑과 신뢰를 나타내는 결혼반지로 사용된다. 두 손이 맞잡고 있는 디자인으로 신뢰와 결합을 상징하는 페데 링과 메멘토 모리 링, 기멜 링 등 예술적 감성을 담은 여러 형태의 반지가 생겨났다. 그중 기멜 링은 결혼과 약혼을 상징하는 독특한 형태의 반지로, 2개 혹은 3개의 연결된 고리로 구성된 쌍둥이를 의미하는 라틴어 게멜루스에서 유래했다.


르네상스식 기멜 링 © The Trustees of the British Museum
르네상스식 기멜 링 © The Trustees of the British Museum





 



메멘토 모리 링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드림즈 2호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Writer : Kang Min 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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